"벌레 먹은 나뭇잎" | 권민철 | 2020-09-2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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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이 벌레 먹어서 예쁘다 귀족의 손처럼 상처 하나 없는 매끈한 것은 어쩐지 베풀 줄 모르는 손 같아서 밉다. 떡갈나무 잎에 구멍이 뚫려서 그 구멍으로 하늘이 보이는 것이 예쁘다. 성처가 나서 예쁘다는 것이 잘못인줄 안다. 그러나 남을 먹여 가며 살았다는 흔적은 별처럼 아름답다 시인 이생진
최근 점심시간에 길을 걷는 시간을 가집니다. 걸으면 건강에 좋다는 말에 동의가 되지만, 길에서 만나는 것들에 대한 기대감으로 길을 걷습니다. 자동차를 타고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사람에게 1m의 코스모스 길은 한 개의 점에 불화가지만 천천히 걸어가는 사람에게는 가을을 남김없이 담을 수 있는 아름다운 꽃길이 된다는 누군가의 말에 동의를 하면서 걷습니다.
길에서 만나는 나무들, 꽃들, 잡초들을 보면 상처하나 없이 매끈하게 자란 것들보다 상처 난 것들이 더 많습니다. 벌레 먹은 나뭇잎처럼 각기 다른 모양으로 상처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렇게 온전하지 못한 것은 또 다른 생명을 살리기 위한 몸부림으로 받아들이면 정말 예쁘게 보인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그 상처들이 왜 생겼는지 묻기 전에 남을 먹여 살리기 위한 몸부림으로 받아들이면, 별처럼 아름답게 보입니다. 오늘 말씀은 온유함입니다. 길을 걸으며 온유함이 무엇인지 자연을 통해, 실감나게 배웁니다. 자신을 내어주며 다른 생명을 먹여 살리는 것이 온유함입니다. 그 길을 걸으신 분이 바로 내가 믿는 예수님이심을, 길을 걸으며 다시 배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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