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고라 그리고 핸드폰" | 권민철 | 2019-11-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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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도움으로 성지순례 잘 다녀 왔습니다. 성지 순례를 떠나기 전, 그리스에 관한 다큐를 몇 편 보면서 알게 된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아고라'입니다. 그리스 어느 도시에서도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아고라'입니다. 그리스 시민들의 일상 생활이 이루어지던 '공공의 광장'입니다. 사람들이 아침에 시장을 보러 나왔다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토론을 했던 장소입니다. 가난한 사람이든, 부요한사람이든, 권력자이든, 힘이 없는 사람이든 같은 자격으로 활발 하게 토론이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그리스의 철학의 발달은 바로 이 '아고라'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아테네에서 가이드를 통해 '아고라' 광장을 처음 보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평법하고 넓은 마당 같지만 그 옛날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일상을 나누고, 소통했던 장소라고 생각하니 느낌이 달랐습니다. 그리스의 역사가 '아고라'에서 시작되었다는 생각을 하면서 커피 한 잔을 마시러 갔습니다. 가이드분의 말씀에 의하면 그리스 사람들은 커피 한 잔을 두고 몇 시간이고 보낸다고 합니다. 정말 광장 바깥쪽에 있는 아름다운 카페에는 정말 많은 분들이 있었고,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아무렇지 않게 그들 곁에서 커피를 마시다가 한 가지 우리와 다른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곳에 있는 사람들 손에는 핸드폰이 없다는 것입니다. 카페에서 핸드폰과 대화하는 우리와는 달랐습니다. 그들은 사람과 소통하고 있었습니다. 순간 '아고라'가 떠올랐습니다. 장소가 바뀌었을 뿐 그들은 사람과 소통하고 있었습니다. 사람을 존중하고, 이해하고, 소통하려는 그들만이 전통이 아직 살아 숨쉬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아고라' 이 단어가 지금의 나를 돌아보게 했던 그리스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단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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