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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림, "열정" 권민철 2019-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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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jingwanmission.onmam.com/bbs/bbsView/57/5636426

신경림씨가 일제 강점기에 겪었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를 보면 재미나는 일화가 있다

그는 초등학교 4학년이 끝나는 무렵, 여름방학 때 한 가지 계획을 세웠는데

 동네 아주머니와 아저씨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것이었다

동네에게 가장 넓은 방을 갖고 있는 당숙의 도움으로 방을 교실 삼아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분들 십여 명을 두고 열심히 가르쳤다고 한다.

 대부분 삼십 분을 채 넘기지 못하고 꾸벅꾸벅 졸거나, 아예 모로 누워 드렁드렁 코를 고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가 중단하지 않고 방학이 끝날 때까지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복순이 엄마와 자기 집에서 아이를 봐주는 복례 누나 때문이었다고 한다.

둘 다 한 번도 빠지는 일이 없기는 말할 것도 없고

아예 방해가 된다고 젖먹이 아이를 남편에게 떠맡기고 나오는 열성이 있었다

복순이 엄마는 방학이 끝날 때쯤 해서는 <조선어독본>이라는 낡은 교과서를 펴 놓고 떠듬떠듬 읽을 정도가 되었고,

 복례 누나는 그 계기로 몇 년 후에는 모든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으로 보면 초등학교 4학년의 가르침에 놀라운 일이 일어난 것이다

글을 읽으면서 그런 열정들이 지금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궁금해졌다.

 무엇보다 모든 것을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성경 공부만 해도 그렇다. 티비만 틀면 다 된다. 언제 어디서나 말씀을 들을 수 있다

이렇게 쉽게 얻을 수 있기에 열정도 함께 사라지는 것 같다.

하나님의 말씀에 복순이 엄마, 복례 누나 같이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드물다

그러니 말씀을 잘 아는 것 같지만 실은 모른다.

 나는 이 세상을 심판하러 왔다. 못 보는 사람을 보게 하고, 보는 사람은 못 보게 하려는 것이다.(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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